2009년 12월 17일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 공지영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모든 자식들이 부모에게서 이런 말을 들으며 컸다면 이 세상은 좀더 아름다웠을 것 같다. 점점 더 살기 힘들어지는 젊은 세대들을 위한 이야기. 꼭 세대를 구분하지 않더라도 이런 말을 듣기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
비록 부질없고 싸구려 연대감이지만 고독을 그것과 바꾸고 싶을 때도 있고, 형편없고 보잘 것 없는 사람이라도 좋으니 겉치레라도 그들과 함께 고독을 나누고 싶을 때가 있는 법입니다. 그러나 바로 그런 시간들이 고독이 자라나는 때일지도 모릅니다. 고독이 자라나는 것은 소년이 성장하듯 고통스러우며, 봄이 시작되듯이 슬프기 때문입니다.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은, 이것 하나뿐입니다. 고독, 크고도 내적인 고독뿐입니다.(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릴케) - 이 구절을 읽고보니 학교와 집, 아르바이트를 오가며 거의 홀로 지내야 했던 내 대학시절이 떠올랐다. 그때 친구들은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즐겁게 지내는데 내가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이 옳은 것인가란 생각을 많이 했지만 막상 어울림의 자리에 있으면 재미라고는 하나도 없고 시간 낭비라는 생각에 점점 만남을 줄여가는 나 자신을 보며 내가 혹시 이상한 사람이 아닌가 생각했었다. 그런 차에 마루야마 겐지의 작품에서 이와 비슷한 구절을 만났었는데 그때 그 구절을 읽고 많은 위안을 받았던 것을 기억한다. 20대에 흥청망청 즐기는 것도 좋지만 꼭 모두가 다 그래야 하는 건 아니고 그렇지 않아도 삶은 의미있다는데 위안을 받았던 것 같다. 그런데 20대를 훌쩍 넘기고 보니 이런 구절들이 더욱 새롭게 느껴지고 고독도 더더욱 새록새록 느껴진다. 인간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 고독해 지는 존재같기도 하다.
나는 네가 어떤 인생을 살든 너를 응원할 것이다. 그러니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말고 네 날개를 마음껏 펼치거라. 두려워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 뿐이다.(우연한 여행자) -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처럼 이 작품의 제목도 역시 그녀가 쓴 것이 아니었다. 멋진 문장을 골라내는 재주도 재주다. 그것도 대단한.
고통 당하는 사람은 자신의 고통을 자신과 동일시하기 때문에 고통과 작별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왜냐하면 고통은 그가 알고 있는 것이지만, 그 고통을 놓아버린 후에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그가 모르는 것이기 때문이다....사람들은 사건 때문에 혼란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든 사건에 대한 표상 때문에 혼란에 빠진다. 죽음이 끔찍한 것이 아니라 죽음에 대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표상이 끔직한 것이고 깨어진 꽃병 자체가 끔직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자신과 꽃병을 동일시하여 꽃병이 깨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온 마음으로 꽃병에 집착하는 것이 상처를 입히는 것이다. 돈을 잃어버렸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이 아니라, 돈은 꼭 필요하며 돈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생각이 상처를 입힌다.( 너 자신을 아프게 하지 마라, 안셀름 그륀) -- 맞다. 표상때문이다. 무지가 더 두려운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오직 하나의 일은 내 마음을 어떻게든 조절하려고 노력하는 것, 기다려 주기, 따뜻하게 말해주기, 너에게는 너만의 고유한 상황과 감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주기..--공지영이 딸에게 임하는 자세를 말하는데 정말 맞는 말이다. 내가 윤영이에게 잘 해주지 못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공지영은 엄마 자신이 부모와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 또한 옳은 말이다. 하지만 그걸 윤영이에게 이해시키기에는 세월이 너무 많이 필요하니 내가 마음 수양을 하는 방법 밖에 없다.
작가는 현실을 다루는 사람이다. 설사 공상이라 해도 현실의 요소들이 없다면 우리는 전혀 그것과 교감할 수 없어. 그래서 작가는 이 모든 현실을 알아야 하는 거지. 그리고 읽으며 기다리는 거야. 소설이, 글이 내게로 올 때까지 말이야. 그러면 사람들은 묻곤 하지? 그렇게 열심히 일하며 돈을 벌고, 또 읽는데 소설이 혹은 글이 오지 않으면 그때는 어떻게 하죠? 그러면 엄마는 대답한단다. 네 그러면 쭉 돈을 벌고 읽으며 살면 됩니다. 그것도 행복한 삶이니까요.-- 질보다는 양으로 한 해에 200권씩 책을 읽어대다가 문득 생각했다.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하지만 이제는 그런 생각도 뛰어넘어 언젠가 뭔가가 터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반, 쭉 돈 벌고 읽으며 사는 삶도 행복하다는 안도감 반으로 내 생활을 이어 가고 있다.
만일 불쾌한 기분이 되살아나고 얻는 것이라곤 없는 낡은 생각을 되풀이 하고 있다면 다른 곳으로 관심을 돌리도록 노력하라. 부드럽고 열정적인 목소리로 친구에게 이야기하듯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보라. 그만! 내 손을 잡아. 여기서 나가자. 더 신나고 재미있는 일이 없을까? --나쁜 기억을 곱씹는 나에게 정말 필요한 말이다. 건강을 위해서도 정말 필요한 태도.
자신 있게 꿈을 향해 나아가고 상상해 온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일이라면, 일상 속에서 예기치 못한 성공을 만날 것이다.(헨리 데이빗 소로우) - 아무래도 '월든'을 읽어야 할 것 같다.
# by | 2009/12/17 13:48 | 행복한책읽기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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